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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영화 줄거리 및 등장인물 리뷰


영화 줄거리

아무생각 없이 추천받아 봤던 영화지만, 소름끼치게 창의적이고 재밌고 감동까지 있어서 정말 인상깊게 봤던 영화였습니다. 요즘 핫한 소재인 멀티버스 내용이라 좀 복잡하지만, 최대한 간단하게 줄거리를 요약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세탁업을 하는 에블린(여주인공)은 지금 이 세상이 너무 싫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셔야하고, 딸은 동성연애를 커밍아웃했고, 남편은 이혼하자고 이혼장을 들이밀고, 세무서 직원은 표독스럽게 굴며 가게의 존폐를 두고 위협합니다. 힘든 세상에 정신이 혼미해질 때쯤, 다른 멀티버스의 남편이 현재 에블린에게 멀티버스의 존재를 알려주며 차원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모든 멀티버스의 에블린과 접신할 수 있게 됩니다.

영화 제목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는 1편, 2편, 3편처럼 영화를 파트로 나눈 것이라고 보면 되는데, 에브리씽은 에블린이 여러 멀티버스를 점핑하며 다른 차원의 에블린들을 호출하는 내용입니다. 에브리웨어는 에블린들이 여러 차원들을 점핑하며 멀티버스의 빌런 '조부 투바키'를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지막 올앳원스에서는 조부 투바키와 극적 화해(?)를 하고 다시 평화로운 가족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정말, 러닝타임이 150분이나 긴 영화고 그 속에 미치도록 창의적인 멀티버스의 세계가 펼쳐지는데, 글로 아무리 휘황찬란하게 적어도 묘사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줄거리만 적어보았고, B급 멀티버스 세계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은 영화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등장인물

에블린 왕(양자경)

홍콩의 한 가정에서 무남독녀로 태어나 배우를 꿈꿨지만, 초등학교 시절 친구였던 웨이먼드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여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세탁소를 차렸고, 외동딸 조이가 태어나 행복했으나 세월이 흘러 쉽지 않은 이민 생활에 지치게 됩니다. 가족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을텐데, 착하기만 할 뿐 현실적이지 못한 남편 웨이먼드와, 딸 조이마저 커밍아웃을 하면서 더 힘들어지는데, 과거에 웨이먼드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하며 상상을 하게 됩니다.

조이 왕(스테파니 수)

어렸을 땐 엄마와 친했지만, 동성애자라고 밝힌 후 연인 베키와 동거하게 되며 엄마와 어색한 사이가 됩니다. 베키를 마지못해 상대하는 엄마에게 실망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 여린 딸입니다.

웨이먼드 왕(키호이콴)

에블린의 남편으로 처음엔 결혼해 행복했지만 에블린이 이민 생활에 지치고 남편을 신뢰하지 못하여 결혼생활은 점점 기울어집니다. 에블린과 진중하게 대화하고자 이혼 서류를 준비했지만, 에블린이 세탁소 세무조사 문제와 다른 일로 너무 바빠 이혼 서류를 보여주지조차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국세청에 가서 일이 꼬이고 우연이 겹치면서 최악의 타이밍에 이혼 서류를 보여줘서 에블린에게 충격을 주게 됩니다.

디어드리 보베어드라(제이미리커티스)

국세청 조사관으로, 세무조사 관련 트로피를 여러개 받았을 정도로 세무조사에 도가 튼 직원입니다. 이민자인 에블린이 영어도 잘 못하고 세무신고도 엉터리로 하자 끈질기게 추궁해 세탁소를 압류하려고 하여 영화에서 무서운 빌런이나 다를바 없습니다.

총평

놀랍게 창의적이고 150분 러닝타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B급 멀티버스 세계관을 정말 온몸으로 느낄 수 있던 영화였습니다. 저예산 영화라고 하던데, 어떻게 이렇게 완성도 높게 찍었지 싶을정도로 어색한 부분이 없었습니다. 요즘 많은 영화에서 멀티버스를 다루는데, 이렇게 멀티버스 세계를 효과적으로 풀어낸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야기에 잘 녹여냈습니다. 사실 너무 많고 몇개는 충격적인(?) 세계도 있어서 정신 없었는데, 어쨌든 3편 올앳원스에 가서 보니 하나의 메세지로 모아졌습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사는 엄마, 아빠, 딸, 할아버지지만 각자 다른 유니버스가 있고 그 속의 각기 다른 세계관이 있습니다. 아무리 가족일지언정 함께 사는 과정에서 이 다양한 유니버스들이 부딪히며 충돌이 발생하고 그 속에 갈등도 분명 있습니다. 각자 서로 다른 유니버스에 살지만 그럼에도 우린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주고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화려하게 전개한 멀티버스에 비해 결론은 흔한 가족 연대 영화지만 빌드업을 탄탄하게 하며 영화의 기승전결을 짜임새있게 전개해서 그런지, 저도 영화보는 도중 살짝 울컥하는게 있었습니다.

유머 속에 감동도 잘 배치해두었는데, 이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쓰 영화 얘기에 빠질 수 없는 돌맹이 샷..

돌맹이 두개가 정적 속에서 자막만으로 대화하는데, 대사 내용은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심적으로 위로가 되었던 대사들이어서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던 씬이었습니다.

나중에 OTT에 영화가 올라온다면, 다시한번 장면장면 뜯어서 보고 싶을정도로 재밌게 봤었던 영화입니다. 보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망설임 없이 보시길! 후회 절대 안하실거에요.